현대차·LG엔솔 사바나공장서 한국인 300명 체포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애틀랜타 지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늘 HSI, ICE,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 등과 함께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사진은 교민 단톡방에 올라온 단속 모습.
‘이민 단속’ 명목… ICE “불법 체류 475명 연행”
CNN “조직 출범 22년 역사상 최대 규모 단속”
한국정부, 주한미국대사관 통해 ‘우려와 유감’ 전해
미국 당국이 4일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475명이 체포된 것을 두고 단일 현장에서 이뤄진 이민 단속 가운데 최대 규모 수준이라는 미 언론들의 보도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5일 “조지아주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이 실시돼 수백명의 서류 미비 이민자들이 체포됐다”며 “이민세관단속국(ICE) 22년 역사상 단일 장소에서 이뤄진 가장 큰 규모의 단속 중 하나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이번 단속은 최근 몇 년 새 미국 내 제조업 현장에서 있었던 단속 중 최대 규모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은 전날 사바나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한국 근무자들은 대부분 회의 참석이나 계약 등을 위한 비자인 B1비자나, 무비자인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채 현지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성명에서 “불법 고용 관행과 다른 중대한 연방범죄 혐의에 대한 지속적인 수사의 일환으로 요원들이 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 당국의 한국 기업 공장 단속에 대해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며 유감을 표하고, 체포된 이들에 대한 영사 지원에 나선 상태다.
외교부 이재웅 대변인은 5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투자업체의 경제활동과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변인은 이 사건에 대해 주미 대사관 총영사와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영사를 현장에 급파하고, 현지공관 중심으로 현장대책반을 출범시킬 것을 지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에서도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우리의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정부가 미국의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하는 건 흔한 일은 아니지만, 대규모의 한국민이 구금된 상황을 두고볼 수만은 없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토안보수사국(HSI) 소속 스티븐 슈랭크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5일 브리핑에서 “어제 국토안보수사국은 법 집행기관들과 협력해 불법 고용 관행 및 중대한 연방 범죄 혐의와 관련해 진행 중인 형사 수사의 일환으로 법원의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사로 475명이 체포됐으며, 법 위반자들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고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475명 중 다수가 한국 국적자였다”며 “정확한 국적별 통계는 없지만, 관련 자료를 곧 확보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단속은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개발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현대차 전기차 생산 단지를 겨냥한 것이다. 현대차는 약 76억 달러가 투입된 해당 부지에서 지난해부터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약 1,200명이 근무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