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 체류자 제외한 새 인구조사 지시
의회 의석·선거인단 재편 노리나
“불법 체류자는 인구조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체류자를 제외한 새로운 인구조사를 즉각 추진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 인구수에 따라 결정되는 하원의석 수와 대통령 선거인단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치로, 사실상 선거구 재편을 통한 공화당의 정치적 우위를 노리는 행보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현대의 사실과 수치, 특히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매우 정확한 인구조사를 즉시 시작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체류자는 인구조사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헌법에 따라 인구조사는 10년마다 한 번씩 진행되며, 지난 조사는 2020년에 실시됐고 다음 조사는 2030년에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지시는 예정된 주기와 무관하게 별도의 인구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뜻으로,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0년 주기 중간에 전면적 인구조사를 실시한 전례는 없으며, 비시민(non-citizen)을 제외한 인구조사도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에도 인구조사에 시민권 관련 문항을 포함시키려 했지만, 연방대법원은 2019년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이를 기각한 바 있다.
이번 조치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하원의석과 선거인단 수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퓨리서치센터는 2020년 인구조사에서 불법 체류자를 제외했을 경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최소 3개 주가 하원의석을 각각 1석씩 잃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달 공화당 소속 주 의원들에게 2026년 중간선거를 겨냥해 선거구 재조정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으며, 이에 따라 텍사스를 중심으로 공화당이 본격적인 선거구 조정에 나서자 민주당은 ‘게리맨더링’ 논란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 대해 CNN은 “정부의 비당파적 통계보고서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트럼프의 최근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부진한 고용지표를 발표하자 통계를 ‘정치적으로 조작했다’며 에리카 맥엔타퍼 국장을 해임한 바 있다. 정치적 목적에 따라 통계 기관의 독립성과 데이터를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폴리티코는 “이번 중간 인구조사 지시와 불법 체류자 제외 방침은 향후 법적·행정적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며, 실제 집계 방식과 의석 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