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이민 단속 여파… 노동시장 ‘이상 신호’ 감지
이민 단속에 보이지 않는 ‘노동 공백’ 현실화
통계에도 안 잡히는 ‘고요한 충격’에 이민자도 고용주도 불안
전국적으로 강화된 이민자 단속이 노동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불법 체류 이민자들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고용 지표에도 변동 조짐이 감지되고 있으며, 고용주들 사이에서는 숙련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 3월부터 5월 사이 노동시장에 참여했거나 구직 중이던 외국 출생 인구가 약 100만 명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는 본격화된 이민 단속 여파로 해석하고 있다.
노동부의 월간 고용보고서는 사업체 조사와 가구 조사를 통해 작성되며, 불법 체류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단속을 우려한 불법 체류자들이 응답을 꺼려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농업 및 가사노동 등 비공식 고용이 많은 업종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이민자 감소의 실질적 영향을 파악하기 더욱 어렵다.
전 상무부 경제차관이자 경제학자인 제드 콜코는 “작년 여름 이후 이민자 유입이 줄면서 이들이 집중된 업종의 고용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올해 이민 정책의 영향은 아직 본격적으로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노동부의 가구 조사에서는 미국 태생 여부는 묻지만 체류 자격 여부는 확인하지 않으며, 모든 응답은 비밀이 보장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불법 체류자들의 응답 기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의 강경한 단속 분위기 속에서 일부 불법 체류자들은 출근조차 꺼리고 있어 설문 통계에 빠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자 고용에 의존하는 산업계는 충격을 감지하고 있다. 시카고대 이민자 권리 클리닉의 니콜 할렛 교수는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지가 줄자 많은 이들이 조용히 노동시장을 이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ASAP(망명 신청자 단체)의 콘치타 크루즈 대표는 “현재의 불확실성은 이민자뿐만 아니라 고용주에게도 위기”라며 “노동계와 기업계가 같은 입장을 공유하는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청소년 실업률이 13%에서 13.4%로 상승한 점에 주목했다. 이민자들과 직업을 공유하는 청소년층의 실업률이 상승했다는 것은, 이민자들이 떠난 자리를 대체할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시장에 미치는 단속 여파는 향후 고용 통계에서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노동부의 고용 데이터는 매월 중순을 기준으로 수집되기 때문에 5월 통계에는 5월 말 이후 시작된 강경 단속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오는 7월 3일 발표 예정인 6월 고용보고서에 이번 단속의 본격적인 영향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