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행 여객기서 조종사 피습…29초 만에 1만4천 피트 급강하
승객·승무원 조종석 진입해 부기장 제압
174명 태운 항공기 사우디 비상착륙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여객기 조종석에서 부기장이 기장을 흉기로 공격한 뒤 항공기가 약 1만4천 피트를 급강하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승객과 당시 비번으로 탑승 중이던 승무원들이 조종석에 진입해 부기장을 제압하면서 대형 참사는 피했다.
30일 로이터와 NBC 등에 따르면 플라이두바이(Flydubai) FZ1073편은 이날 두바이 국제공항을 출발해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 조종석에서 심각한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항공기에는 174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항공기 추적업체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약 29초 만에 1만4,000피트 이상 급강하했다. 이후 일반 비상상황을 의미하는 코드 ‘7700’을 발신한 데 이어 불법적인 항공기 개입 가능성을 뜻하는 ‘7500’ 신호도 보냈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부기장이 기장을 공격한 뒤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부상을 입은 기장이 조종석 문을 열면서 승객과 승무원들이 안으로 들어가 공격자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기내에서는 항공기가 갑자기 크게 흔들리고 급강하하면서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고 대피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벌어졌다.
공격을 받은 기장은 인도 국적의 스미트 마크차르(Smit Machchhar)로 확인됐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의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후 당시 비번으로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던 플라이두바이 승무원들이 항공기를 넘겨받아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빈 압둘아지즈 국제공항(타부크 공항)에 안전하게 비상착륙시켰다. 승객들은 이후 대체 항공편을 통해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으로 이동했다.
공격을 가한 부기장은 사우디 당국에 구금됐으며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초기 조사 결과를 토대로 테러 공격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부기장이 기장을 공격한 뒤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테러 시도였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플라이두바이는 현재까지 범행 동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섣부른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항공사는 조종석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탑승 중이던 자사 승무원들이 항공기를 확보해 안전하게 착륙시켰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플라이두바이는 사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 조종사에 대한 신원 확인과 보안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Jay Lee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