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택 시장은 “이사 대신 리모델링”
[3 Day Blinds] ‘네스팅 지수’ 뉴욕 등 동북부 상위권 독식
저금리 대출 묶인 주택 소유주들, “집 고쳐 살기로 했어요”
신규 인구 유입 폭증 ‘선벨트’는 이주 수요 높아 최하위권
집을 넓혀 이사를 가고 싶어도 기존의 저금리 모기지 이율을 포기하지 못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이사 대신 ‘현재의 집을 재단장하는’ 이른바 ‘네스팅(Nesting, 둥지 틀기)’ 현상에 집중하고 있다.
인테리어 전문 기업 ‘3 Day Blinds’가 최근 발표한 ‘위대한 미국 네스팅 지수(Great American Nesting Index)’에 따르면, 주택 소유주들이 이사를 포기하고 현재 거주지에 정착해 리모델링에 투자하는 경향이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번 지수는 설문조사가 아닌 연방센서스국의 장기 거주 비율(2010년 이전 입주자 비중, 반영 비율 40%), 연방주택금융청(FHFA)의 3년 집값 상승률(2023년 1분기~2026년 1분기, 35%), 구글 트렌드의 주택 개보수 검색량(2020년~2026년 중반, 25%) 등 3가지 공공 데이터를 종합해 산출됐다. 조사 결과 뉴욕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코네티컷,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등 동북부 5개 주가 나란히 1위부터 5위를 싹쓸이했다. 이들 지역은 주택 소유자의 절반 이상이 2010년 이전부터 한 집에 거주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은 이 비율이 60.5%에 달했으며, 펜실베이니아는 14년 이상 장기 거주한 가구 수만 217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장기 정착 현상의 배경에는 노령화와 극심한 매물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고령층의 주거비 상승으로 집을 소유한 노년층이 이사를 기피하는 데다, 오래된 주택이 많은 동북부 특성상 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는 ‘공급 가뭄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폭등한 집값도 정착을 부추겼다. 코네티컷과 뉴저지는 최근 3년간 집값이 각각 27%, 26.9% 폭등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거 저금리로 집을 산 소유주들은 막대한 자산 가치 상승을 누리면서도, 이사할 경우 높아진 대출 이율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주택담보대출한도(HELOC) 등을 활용해 기존 집을 리모델링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반면 네바다, 애리조나, 콜로라도, 텍사스, 유타 등 선벨트 및 마운틴 웨스트 지역 5개 주는 지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팬데믹 이후 신규 인구 유입이 폭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장기 거주자 비중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최하위를 기록한 네바다의 경우 2010년 이전 입주자 비율이 38.1%에 불과했다. 워싱턴 D.C.의 경우 최근 1년간 6만 2000개 이상의 연방 정부 일자리가 감소하고 3년간 집값 상승률이 2.3%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주택 건설이 사실상 동결되면서 공급 부족에 의한 강제적인 ‘네스팅’ 현상이 나타나는 독특한 양상을 보였다. 보고서는 “그동안 금리 동결 효과(Lock-in effect)가 주택 거래를 막는 제약으로만 해석됐다면, 이번 지수는 소유주들이 그 제약 속에서 자신만의 거주 공간을 어떻게 가꾸고 가치를 높여가는지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홈리모델링중인 모습. <셔터스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