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된 학자금 대출, 수백만 명 신용점수 대거 하락 초래
200만 명 이상 신용점수 100점 이상 하락
정부 압류 경고에 긴장 고조
정부가 연체된 학자금 대출 채무자에 대한 추심 조치를 재개하면서,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신용점수 하락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채무자들은 신용점수가 150점 이상 떨어져 주택 임대나 신용카드 발급 등 실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부터 유예됐던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은 2023년 공식 재개되었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1년간의 유예 기간을 추가로 부여했다. 그러나 2024년 10월 종료된 이 유예조치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추심 절차를 시작했고, 미납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임금 압류 및 세금 환급금 압류도 예고한 상태다.
연체 90일이 지나면 학자금 대출 서비스 업체들은 해당 정보를 신용평가기관에 보고하며, 이는 곧바로 신용점수 하락으로 이어진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25년 1분기에만 약 220만 명의 대출자들이 신용점수가 100점 이상 하락했고, 이 중 100만 명은 150점 이상 떨어졌다.
이 같은 신용도 하락은 단순히 신용카드 한도 감소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할부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임대 거절, 심지어는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디트로이트에 거주하는 33세 마케팅 종사자 캣 헨촌은 최근 신용점수가 57점 하락해 600점 이하의 ‘서브프라임’ 대출자로 분류됐다. 그녀는 “월 358달러를 상환하라는 고지를 받았지만 의료비 등 다른 지출 때문에 감당할 수 없다”며 “지금 시대에 나 같은 사람은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맨하임의 비영리단체 직원 돔 홈즈(28) 역시 연체 통보를 받지 못한 채 신용점수가 하루아침에 60~70점 하락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정을 꾸리고 주택을 마련할 시기에 이 같은 금융 타격은 심각하다”며 “나는 우리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했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팬데믹이 시작됐고 이제 막 회복되는 시점에 다시 짐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학자금 대출의 복잡한 상환 구조와 잦은 정책 변화 역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데이터 분석기업 렉시스넥시스의 신용위험 부사장 케빈 킹은 “정부가 압류 등 강제수단을 예고하면서 학자금 대출이 소비자들의 우선순위 상환 목록에서 점차 상위로 이동할 것”이라며 “이는 기존에 카드나 할부금부터 우선 갚던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뉴욕 연준은 40세 이상 대출자들이 연체에 가장 취약하다고 밝혔다.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거주하는 58세 컴퓨터공학 전공자 앤드류 맥콜은 약 3만 달러의 대출금을 남기고 있으며 월 250~300달러의 상환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금융시스템 자체가 신용점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내 점수가 내 사회적 위치를 결정하는 요소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교육부의 인력 감축과 긴급 대응 부족으로 인해 통지 지연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출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다 명확한 안내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 : ABC7 캡쳐]


